잠' 이선균 "전혜진과 '군대 동기' 같은 부부
- 2023. 8. 27

배우 이선균이 개봉 전부터 전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으는 영화 '잠'으로 또 한 번 신선한 재미를 선사하며 가을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이선균은 올봄 '병맛' 코미디물 '킬링 로맨스'(감독 이원석)로 차별화된 볼거리를 안기며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 데 이어, 신작 '잠'(감독 유재선)으로 도전적인 행보를 이어간답니다.


'잠' 역시 장르를 비틀어 독보적인 색깔이 묘미인 작품. 이선균은 극 중 수면장애를 앓는 현수 역을 맡아 극과 극을 오가는 인물을 표현했다. 현수는 수진(정유미)의 다정한 남편에서 수면 중 이상행동으로 신혼의 달달함을 깨고 끔찍한 공포의 원천이 되는 인물. 이선균은 특유의 생동감 넘치는 날것의 연기력으로  유니크한 매력을 가미하여 '잠'만의 공포 서스펜스를 극대화한다. 나아가 정유미와의 찰떡 케미로 블랙코미디, 멜로까지 복합적으로 녹여내며 본 적 없는 웰메이드 장르물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특히나 이선균은 믿고 보는 묵직한 존재감으로 '봉준호 감독 키드' 유재선 감독의 입봉에 든든하게 힘을 보탰다. '잠' 출연 계기엔 전세계를 휩쓴 '기생충'(2019)의 영광을 함께했던 봉준호 감독의 추천이 영향을 미쳤답니다.

이선균은 "어느 날 봉준호 감독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감독님이 '잠' 시나리오를 언급하시며 유재선 감독님에 대해 '뛰어난 친구'라는 말씀을 해줘서 기대치가 있었다. 아무래도 봉준호 감독님의 추천이 영향을 안 미쳤다고는 할 수 없을 거 같다. 봉 감독님이 '잠' 촬영장에도 응원차 오셨다. 시작할 때도 그렇고 지금도 큰 힘이 되어주신다"라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봉준호 감독이 인정한 제자의 연출작답게 '잠'은  제76회 칸국제영화제, 제56회 시체스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제48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등 해외 유수 영화제에 연이은 초청을 받으며 일찌감치 세계 무대를 접수했다. 이에 이선균은 "유재선 감독님의 데뷔작인데 칸에 초청되어 좋은 기운을 받고 개봉하여 다행인 것 같다"고 기뻐했답니다. 

신예 유재선 감독과 작업은 어땠을까. 이선균은 "기대와 호기심을 품고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여러 복합적인 장르가 군더더기 없이 얽혀 있더라. 유재선 감독님이 실제로도 대본 그대로 촬영 진행을 잘했다. 일상적인 심플한 이야기에 장르적 재미를 잘 넣었다. 영화를 보고 나니까 더더욱 '이 사람이 다 계획이 있었구나' 느껴지더라. 그만큼 계획적으로 짤 찍었다. 주목할 만한 신인 감독이 탄생했다고 보고 자극 없이 장르적으로 잘 녹인 영화 한 편이 나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유재선 감독님이 봉 감독님을 정말 닮고 싶어 하는 게 느껴졌다. 연출에 꾸밈이 없고 솔직하게 녹여내는 것, 그 점이 비슷한 것 같다"고 높게 평가했습니다. 

또한 그는 "'잠'은 색다른 장르라 배우로서 쾌감을 느꼈다. 연기하는 게 정말 좋았다. 또 하나의 숙제를 해내고 이런 경험들이 쌓여 저를 움직이게 만드는 것 같다"라고 만족스러워했다.

상대역 정유미와는 벌써 네 번째 호흡으로 화제를 더하기도. 앞서 홍상수 감독의 영화 '첩첩산중'(2009) '옥희의 영화'(2010) '우리 선희'(2013) 등에 함께 출연했다. 이선균은 "(정)유미와는 10년 전부터 길게 호흡하는 작품을 같이 한 번 하자는 얘기를 나눴는데 드디어 함께해서 좋았다. 유미와 부부 연기를 한다면 걸리는 거 없이 연기가 되겠다는 믿음이 있었다"라며 "'잠'은 유미의 눈빛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배우로서 유미 얼굴이 좋다. 깊이가 있지 않나. 진짜 유미가 표현한 수진 캐릭터는 최고였고 유미의 필모그래피에 남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유미가 실제로는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데 연기할 때만은 그 어떤 배우보다 과감하다. 그게 정유미의 힘인 것 같고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답니다.

"실제 아내인 배우 전혜진에게 어떤 남편이냐"라는 물음에는 "둘이 뭐 거의 군대 동기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내 이선균은 "우리 부부도 어떤 문제든 둘이 함께 극복해야 한다는 수진, 현수 부부와 비슷한 것 같다. 농담처럼 군대 동기라고 했지만 실제로 함께 육아도 해야 하고 수행해야 할 임무가 많다. 부부란 같은 숙제를 안고 살아가는 거 아니겠나"라고 가족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잠'에 대한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이선균은 5월 칸국제영화제 참석 당시 전혜진뿐만 아니라 두 아들까지 온 가족과 동행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선균은 "아내도 '잠'을 재밌게 봐줬다. 제가 좀 걱정했더니 걱정할 거 없다고, 잘 나왔다는 얘기를 해줬다. 중2인 큰아들은 정말 짜증 냈다. 인생 처음으로 공포 미스터리를 본 거라(웃음). 울먹일 정도로 무서워했지만 일단 좋은 경험이 됐을 거다. 나중엔 알겠죠. 칸국제영화제 초청이 앞으로도 흔치 않은 기회라, 알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어느덧 데뷔 22년 차를 맞이했지만 이선균은  "연기에 대해 갈증도 있고 모자란 부분도 있고 채우고 싶은 게 많다"라고 변함없는 열정을 과시했다. 그는 "내가 하는 표현이 고여 있으면 안 될 텐데, 정체되지 않고 흘러가야 하는 것, 이런 게 배우로서 제일 큰 고민이다. 어떤 큰 변화를 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관객들, 감독님과 같이 호흡하고 맞아떨어졌으면. 그런 배우가 되고 싶은 소망이다"고 소신을 밝혔답니다.

이선균은 "스스로에게 좀 박한 편인데 그나마 저한테 칭찬해 주고 싶은 건 필모그래피를 잘 쌓아가고 있다는 거다. '나의 아저씨'는 제 40대를 대변하는 드라마였고, 다 시기마다 중요한 작품들을 만났다. 작품 하나하나가 다 정말 고맙다. 앞으로도 어떤 걸 하고 싶다는 욕심보다 지금처럼 주어진 숙제를 하나씩 해내며 잘 가고 싶다"고 겸손하게 소박한 소망을 이야기했답니다.

이선균의 저력을 재확인할 수 있는 영화 '잠'은 오는 9월 6일 개봉한답니다.

Posted by 바로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