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대북 송금 및 쌍방울그룹 자금을 횡령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태국에서 체포된 가운데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빚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연결고리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앞서 김성태 전 회장은 전북 남원지역 출신으로 과거 전북 전주지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한 바 있다. 그는 2006년 불법 도박장을 운영해 기소된 전력이 있다. 이후 '레드티그리스'라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한 김 전 회장은 2010년 경영난을 겪고 있던 쌍방울을 인수했다. 그러던 중 2013~2014년 '쌍방울 주가조작 사건' 주범으로 강도 높은 검찰 수사를 받은 김 전 회장은 재판에 넘겨져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의 형을 선고받기도 했답니다.
그러다 2016년 SNW생명과학(카메라모듈 제조사), 2019년 비비안(속옷기업), 2020년(아이오케이컴퍼니)를 연달아 인수한 쌍방울그룹은 지금의 기업집단 형태로 성장했다.
김 전 회장과 이재명 대표와의 연결고리는 언제부터일까.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표의 재판이 그 시작점이다. 이 대표는 2018년 말 '친형 강제입원', '검사사칭', '대장동 개발사업' 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2021년 9월까지 재판을 받았답니다.
2019~2021년 사이에 1~3심을 거친 이 대표는 파기환송심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변호사비로 들어간 돈이 쌍방울그룹 전환사*(CB)와 관련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쌍방울그룹이 발행한 CB 200억원 중 계열사가 100억원을 사들였고, 그중 23억원이 이 대표와 그의 최측근 이태형 변호사에게 전달됐다는 것이랍니다.
특히 김 전 회장은 2019년 당시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 대북 단체인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안부수 회장의 도움으로 중국에서 북한 인사를 만나 광물 개발 사업권을 받고 그 대가로 최소 200만달러 이상을 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안 회장은 김 전 회장의 지시로 50만 달러를 천안함 폭침 실행 책임자인 북한 김영철 등에게 건넨 혐의로 기소, 이화영 부지사는 쌍방울그룹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 같은 일들이 이 대표가 경기지사일 때 벌어지면서 둘의 관계는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쌍방울그룹은 2018년과 2019년 경기도, 아태협이 공동 개최한 남북 교류 행사 비용도 지원했다. 당시 경기도는 이 행사를 이 대표의 치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쌍방울그룹과의 관계에 대해 묵묵부답하고 있다. 그나마 언급한 내용으로는 "쌍방울과 인연은 내복 하나 사 입은 것밖에 없다"라는 말이 전부다.
한편 검찰은 김 전 회장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 외교부를 통해 여권을 무효화했지만 김 전 회장은 태국 현지에서 검거된 후 불법체류가 아니라고 부인하는 상황이다. 현지 법원에 불법체류 여부를 판단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12일 공판이 열릴 예정이랍니다.
김 전 회장이 공판에서도 불법체류 신분을 부인할 경우 국내 송환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인정할 경우 국내 송환까지 약 한 달 정도 소요될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김성태, 한때 검찰의 조폭 관리대상… 정치·법조계 문어발 인맥 - 2023. 1. 14
해외 도피 8개월 만에 태국 골프장에서 붙잡힌 김성태(55) 전 쌍방울 회장이 오는 17일 귀국할 것으로 13일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당초 13일 한국행 비행기를 타겠다고 했으나 검찰은 태국에 수사관을 보내 압송하기로 했다.
북한 광물 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대북(對北) 로비, 이재명 민주당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으로 수사받게 되는 김 전 회장에게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답니다.
업계에서 김 전 회장은 ‘조폭 출신 사업가’로 알려져 있다. 본지 취재 결과, 실제 검찰은 2009년 김 전 회장을 관리 대상 조폭에 등록했다. 전북 남원 출신인 김 전 회장은 전주에서 학창 시절 대부분을 보냈고 전주 지역 폭력 조직인 ‘전주나*트파’에서 행동대장 격으로 활동했다고 한다. 2000년대 들어 상경한 김 전 회장은 대*업 등으로 돈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런 김 전 회장은 2010년 자금난에 허덕이던 쌍방울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가로 변신했다. 쌍방울 인수에는 배상윤(57) KH그룹 회장이 얽혀 있다. 김 전 회장이 대*업을 하던 시절 배 회장과 돈거래가 시작됐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이 쌍방울을 인수한 것도 배 회장이 김 전 회장 돈을 빌려 쌍방울 인수에 나섰다가 돈을 갚지 못하자, 김 전 회장이 배 회장의 쌍방울 지분을 넘겨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쌍방울이 2014년 광림을 인수한 것도 배 회장이 김 전 회장 돈을 갚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배 회장도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작년 5월쯤 동남아로 도피한 상태다. 배 회장도 귀국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알펜시아 입찰 방해’ 사건 등의 수사 대상이다. 김 전 회장과 배 회장은 쌍방울 인수 과정에서 주가조작을 한 혐의로 2018년 대법원에서 각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확정받았습니다.
김 전 회장은 사람을 가리지 않고 만나 정치권과 법조계 인맥이 넓다고 한다. 쌍방울 그룹엔 여야 정치인, 판검사 출신 사외이사가 수십 명에 달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2018년 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인이었던 이태형·나승철 변호사도 쌍방울 계열사의 사외이사 출신이다. 쌍방울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화영 전 의원도 마찬가지다. 이규택 전 의원 같은 여권 정치인을 2011년 사외이사로 영입하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김만배씨 측근으로 ‘헬멧맨’으로 알려진 조폭 출신 최우향(구속 기소)씨를 통해 김만배씨도 만났다고 한다. 이때 김만배씨는 수억 원을 천화동인에 투자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성사되지는 않았다고 한답니다.
쌍방울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은 뒤끝 없는 성격으로 본인보다 한 살이라도 많으면 ‘형’, 한 살이라도 적으면 ‘동생’으로 부른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이 계열사 대표들과 형·동생으로 지내자, 쌍방울 임직원들끼리도 서로 형·동생으로 부르고 있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이 쌍방울을 인수한 이후 쌍방울은 외형상으로는 계열사 51개, 자산 1조원대 그룹이 됐다. 특수 장비 자동차 제조사(광림)와 연예 기획사(아이오케이), 소프트웨어 회사(디모아) 등을 인수한 쌍방울은 대북 사업까지 노렸다. 김 전 회장은 무자본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세를 키웠다고 한다. 기업을 인수하면 그 기업의 전환사*(CB)를 발행해 빚을 갚으면서 또 다른 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쌍방울 측은 “회사의 미래를 위해 신사업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업계에서는 “계열사를 계속 늘리면서 돌려막기를 하는 것”이란 지적이 많답니다.
쌍방울은 최근 검찰 수사와 김 전 회장의 해외 도피로 그룹 이미지가 악화하면서 자금 융통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0일 태국 이민국에 체포된 김 전 회장이 현지에서 송환 거부 소송을 제기하며 버티는 것이 의미 없다고 판단한 것도 그런 사정 때문이라고 한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2일 국내의 쌍방울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회사에 손해를 끼쳐서 미안하다”고 했다고 한답니다.